젓가락에 대한 전설은 재방송이 계속될 예정이므로 못 들으신 분들은 다음에 들어보실 기회가 충분히 있을 것이므로 이번에는 생략해야겠다.
즐거운 밤은 점점 깊어간다.
저녁 만찬을 시작한 시간이 7시20분이었는데 마무리 된 시간이 12시40분이었다.
무려 5시간 20분 동안 한자리에서 수다를 떨며 앉아 있었던 것이다.
매번 비박 때마다 느끼는 일이자만 침낭 속에 들어간 기억은 있는데 잠든 순간은 기억이 나지가 않는다.
아마도 잠드는데 3초 이상 걸리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얼마를 잤을까?
무슨 소리엔가 눈을 떴더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내가 들어가 있는 비비쌕에도 세찬 빗줄기가 때리고 있지만 일어나기가 싫다.
비를 대비해서 프라이를 철저하게 치지 않은 내가 밉다.
그러나 잠자기로 마음먹은 이상 비 따위는 귀찮기만 하다.
침낭 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내일 생각하지 뭐..
밝을 때까지 내쳐 잤는데 다행히 아침에는 비가 약해져 있었다.
비 맞은 침낭이 궁금해서 들쳐 봤더니 뽀송뽀송한 상태 그대로이다.
비비쌕 성능이 믿을 만 했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
비가 오는 우중에도 잘들도 자고 있다.
저 데크에 자는 세 사람은 이갈고 코골고 방구 소리까지 ..
그나마 비가 와서 소음이 어느 정도 희석되었으니 망정이지..--;;
날이 밝으니 여기저기 잔재가 치열했던 어제 전투의 심각성을 예기해준다.
아침을 짓고 해장국과 된장국으로 밥을 먹는다.
그러고도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선 웨만큼은 먹고 가는 것이 낫다.
소시지를 꺼내서 해장술도 한잔하고
짬밥이 거듭 되면서 프라이팬 앞에 앉은 핸갱이의 자세가 자연스러워진다..
자리가 잡힌다고 할까?
득도한 핸갱이는 이제 하산 시켜야겠다.
개밥까지 만들었는데 이제 더 들어 갈 데가 없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자 현경이가 김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하나씩 돌린다.
먹어!!
안 먹어??!!
맞고 먹을래.. 그냥 먹을래..??
현경이의 윽박지름에 총각들 맥도 못 춘다.
이제 현경 이를 군기 반장까지 시켜도 될 것 갔다.
아침부터 엄청 떠들었다.
짐 챙기고 출발 준비하니 11시다.
산림 우거진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자랑 스러운 동심의 깃발을 후미에다 붙이고..
걷기 40분..
임도 산행을 우습게 볼일이 아니다.
잠시 쉬어서 가기로 했다.
우리는 걸어도 그냥 걷지 않는다.
보기 좋게 걷는다.
각이 항상 나온다는 야그다..^^
11명의 입을 위해 덕규는 두릅을 채취하고..
산행 1시간30분 잠시 쉬었다.
삶은 계란에 맥주로 목도 축이고
비닐봉지에 마구 흔들어서 묻히는 즉석 골뱅이 무침도 나오고..
저 비닐봉지로 무치는 방법은 현경표 특허품인데 언젠가 비빔국수도 저렇게 만들어 먹었었지..^^
근데 이번에도 젓가락 없는 범주 씨는 한점 밖에 못 먹었다..--;;
젓가락이 없었던 관계로 골뱅이는 찾지도 못했을 테고,..^^
산행 중에 보았던 야생화를 아는 데로 찍어보았다.
산 괴불주머니
복사꽃도 하사하게 피었고
이것이 호제비 꽃 이었던가?
피나물 꽃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다 잘 아시는 애기똥풀
조팝나무 꽃
민들레의 샛노란 색이 싱그럽다.
양지꽃도 있었고
보라색의 현호 새도 있었다.
약 세 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고 계곡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 점심상을 마련했다.
따로 주방이 차려 졌었는데 오징어가 나올 때쯤에는 범주 씨의 자세는 항상 저 자세이다.
근데 몸통은 어디가고 꼬랑지만 오다니 이건 배달사고가 였었대나..??
좀 전에 덕규의 그 두릅도 데쳐지고
주꾸미가 또 나오고
늘 박대장 담당이었던 프라이팬이 이제는 득도한 현경 이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산 위에서의 마지막 만찬 때는 항상 모자라는 게 술이다.
박대장의 관리 하에 한 모금으로 제한되던 돌림잔이 이제 병뚜껑 잔으로 바뀔 때는 아래위도 소용없고 별로 아는 척 조차 하지 않는다.
찔끔 한 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얼른 털어 넣어야하는 노하우도 쌓인다.
아까운 술이 바닥에 그냥 떨어 졌을때는 죽음이다.
안 불 때 두 번 거푸 먹었던 재모는 다음 선수 인순 씨에게 바로 면박을 얻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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