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

[스크랩] 지금, 치악산 계곡에선.

범주 2006. 1. 26. 14:09

    지금, 치악산 계곡에선,

                      靑蘭왕영분

     

     

     

    따뜻한 양수가 흐르는

    자궁속에서 태아가 꿈틀댄다

    돌돌돌

    또르르르

    순간 쨍하고 갈라지는 소리

    더는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햇볕이 내리 쬐는 어느날에

    우윳빛 궁전 사이로

    사뿐히 걸어 나오겠지

    눈부심으로 갸웃거리며

    태고의 고고한 울음으로

    순식간에, 내 앞에 나타나겠지.

     

    숨 죽여 좀 더

    아주 조금만 더

    그래 그렇게 있다가

    힘찬 발돋음으로 그렇게

    유유히 흘러오렴.

    그 땐, 나도

    얼굴 디밀어 모두를 보여주마,

                                06/1/23

 

출처 : 지금, 치악산 계곡에선.
글쓴이 : 왕영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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