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

잠두산, 백석산 산행기 (이응호님)

범주 2006. 1. 25. 18:28
 

산행날자 : 2006년 1월 22일(일요일)

참가인원 : 41명

산행코스 : 모릿재 _ 잠두산(1243.2) - 1260고지 -백석산(1364.6) -마량치 -대화리

산행시간 : 5시간


겨울산행은 다른 계절 보다는 준비에 신경이 많이 쓰이게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산행 전에는 무지하게 바쁜 일만 자꾸 터진다.

전날인 토요일에는 문경에서 있는 제사를 참석해야 하는 일이 있었기에 밤늦게까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일 늦잠까지 자는 사고가 생기고 말았다.

부랴부랴 눈곱 띠고 가방 챙겨 일행과 만나러 갔더니 8분 지각이다.

부지런히 왔던 바쁘게 왔던 우리의 김춘배 부장님의 대명 버스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출발을 하게 되고..

출발하면 곧 프로 약장수가 다된 박대장이 약을 판다.

이 약장수 멘트 중에는 산행 정보도 있고 회원 동향도 있고 그날의 뉴 페이스 소개도 있고 그동안의 특별한 일들이 소개되면서 체계 잡힌 동심의 면모가 보이는 대목이기도하다.

지난달이던가? 떡을 못 돌린 달이 있었는데 이번 달에는 두 분 이서 떡을 준비하는 바람에 오늘은 백설기 풍년이 들었던 날이 기도하다.

과천 이기봉씨 부부가 모처럼 나오시게 되었다며 떡을 해오겠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이 남식 여사님께서도 그 무거운 떡을 들고 오시는 게 아닌가?

마침 아침도 부실했었는데 양쪽에서 주시는 떡을 고맙게 잘 먹게 되었다.

11시에 산행 시작기점인 모릿 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모릿 재를 넘다가 정확히 산행시작 8분 뒤에는 오른쪽 능선을 따고 들어가야 한다.

산행시작 20분정도 되었는데 후미와 많이 벌어지는 느낌이기에 기다리고 있자니 후미 보던 재모 씨가 맨 끝은 약 15분정도 벌어져 있단다..ㅠㅠ

산행시간 20분만에 15분이나 벌어지다니..--;;;

팀의 진행을 위해 재모 씨를 보내고 내가 기다리기로 했다.

사라지는 일행을 쓸쓸하게 보내며...--;;

후미와 만나 계속 진행하다가 박대장과 통화를 했더니 잠두산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부지런히 올라갔지만 산행 2시간 만에 잠두산  정상에서 마중 내려오는 박대장과 조우를 하게 되었다.

잠두산 정상에 가니 과천팀 전원과 박대장과 청와대님도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모처럼 이기봉 씨와 청와대님은 정상에서 난데없는 새해인사는 또 뭐람..??^^

쉬는 사이 사진 몇 커트..

기다리던 사람들은 추위에 얼어서 표정이 영 아니다.

추워하던 사람들도 채비를 다시하고..

이제부터는 평평한 능선길이다.

저 멀리 백석산 정상이 보이면서 힘들어하던 사람들은 발길을 재촉해본다.

잠두산과 백석 산이 이어지는 능선은 산행하기 넘 편하다.

계속해서 이 사진에 보이듯이 완만한 수준이다.

산행시간 3시간.. 드디어 정상!!!

그런데 아무도 없다.

앞선 일행들은 정상을 지나쳐서 앞에 있는 봉우리에 모여 있단다.

이리저리 재보던 박대장은 이곳이 정상이 틀림이 없단다.

박대장이 앞선 사람들과 무전으로 교신하는 사이 기념 촬영들을 하면서 늦게 온 사람들이 할 짖은 다한다..^^

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졸지에 선두 조와 후미 조로 나누어진 탓에 느림보 팀은 따로 정상 주를 하게 된다.

각자 배낭에서 준비해온 것을 꺼내 놓으니 또 다양한 음식상이 펼쳐졌다.

술은 와인을 비롯해 썩은 산삼으로 담근 술.. 이슬이등이 나왔고..

족발. 오징어순대. 두부김치.. 그리고 은박지로 싼 것은 무엇이었는지 빈 그릇만 봤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하다.

이정도면 늦은 점심을 대신해서 시장기를 떼 우기는 충분한 음식이다.

준비해 오신님들 덕분에 감사하게 잘 먹었다.

그래도 마지막은 항상 아쉬운 법..

막잔을 위해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은 그래도 튼튼한 족발 뼈다.

정상에 왔으니 단체사진을 빼놓을 수는 없다.

전체가 모인 단체 사진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은 많이 하고 있으므로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자세히 보시면 백석산 표시가 있기는 하지만 못미더울까봐 아예 정상 석을 발로 확실하게 밟고 왔다.

걸음을 재촉하여 다음 봉우리로 갔더니 선두조가 머물렀던 흔적이 보인다.

그놈 참 튼실하게도 생겼다!!!

이것 하나로 후미 11명이 다 빨고도 다음 사람을 위해 남겨놓고 왔으니 얼마나 큰 돼지 이었을까?

얼마 안가서 계곡으로 떨어지는 비탈길이 시작된다.

역시 경험이 풍부한 청와대님이 아이젠 착용을 권한다.

일제히 아이젠을 착용하고는 느린 걸음이지만 부지런히 선두를 따라 붙였다.

먼 저간 선두 조에서는 아이젠 착용을 하지 않았던지 낙엽속의 빙판길에 많이도 굴렀단다.

부상 당하신분도 있었다니 빨리 완쾌 되었으면 좋겠다.

리더로 하여금 아이젠 장착과 해체를 묻는 분들에게 항상 거짓말하게 만드는 것이 이놈이라더니.. 괜찮은듯해서 풀었는데 곧바로 나자빠진다..^^

대화3리에서 기다리는 버스까지 하산했더니 먼저오신 분들은 벌써 식사를 다 하시고 버스에 자리 잡고 출발을 기다리신다.

점심을 안 먹을 수는 없고 늦게 펼친 점심상을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소주는 먹었던가..??

하여간 여러 사람들에게 기다리게 했던 산행이라 엄청 미안하고 죄송했다.

다음부터는 방법을 지혜롭게 해서 민폐가 없도록 해봐야겠다.

아무쪼록 기다리고 도와주신 님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며 덩달아 사진을 못 찍어 드린 점 또한 죄송할 따름이다.

운이 좋았던 건지 김춘배 부장님 덕분인지 약속대로 청와대님이 쏘신 호프는 맛나게 들고.. 잘들 귀가하셨으리라 본다.

식구 많은 과천 팀이 빠진 바람에 청와대님 주머니에 차비정도는 남겨서 가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