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

[스크랩] 천지봉 산행후기

범주 2007. 1. 13. 09:36

일자 : 2006년 12월 24일

위치 :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횡성군 안흥면

코스 : 산막골-수레너머-966봉-천지봉-안부-세렴골 삼거리-세렴폭포-세렴교-야영장관리소-청소년 수련장-주차장


천지봉은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과 횡성군 안흥면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치악산과 매화산 중간에 우뚝 솟은 봉으로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의 유명세에 밀려 아직도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는 봉우리이다.

전국의 모든 산이 그렇듯이 이 천지 봉에도 어설픈 전설은 있다.


치악산에는 유명한 구룡사라는 절이 있다.

이 구룡사 현 대웅전 터에는 워래 큰 연못이 있었는데 연못 안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단다.

의상대사가 구룡사를 짓기 위해 부처님의 힘을 빌려 연못의 용들을 쫓아낸 뒤 연못을 메워 절을 짓게 된다.

이때 아홉 마리의 용중 여덟 마리의 용은 천지봉 쪽으로 도망을 쳐서 자리를 잡으므로 천지 봉에서 구룡사 방향으로 뻗어 내린 여덟 개의 크고 작은 골짜기가 형성 되었고 나머지 한 마리가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숨어든 곳이 바로 구룡사 앞 계곡에 있는 구룡소라 전해지고 있다.


 

 

두 달 만에 만난 김춘배 부장님의 애마를 타고 산행 기점인 산막 골에 도착한 시간이 11시10분..

원래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선택하는 구룡사를 통해 청소년 수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코스로 계획을 했었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가기위해 반대반향인 어령골 수레너머를 산행 들머리로 잡았다.


 

몇 차례에 걸쳐서 강원도에 눈이 내린 덕분에 길은 상당량의 눈이 깔려있었다.


계곡으로 들어서니 발목까지 정도의 눈이 덮여있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수레너머 재를 향해 올라갔지만 지금 올라가는 길은 등산로로 다듬어진 길은 아닌 듯 제법 가파르다.

쌓인 눈은 부드러운 떡가루를 연상할 만큼, 내린 눈 그대로여서 아이젠 착용은 필요 없었지만 경사진 눈길이란 것이 다리의 피로감을 더해준다.

겨울치고는 유난히 푸근한 날씨라 얇은 티셔츠 한 장 걸치고 걷는데도 땀은 비 오듯 한다.

40분 산행 후 5분간 쉬어 가기로 했다.


물 한 모금 먹고 산진도 찍고..


 

 

 

 

 

 

5분간 쉰다더니 성질 급한 사람은 50초 만에 또 일어선다.

근데 수레너미 재를 향했지만 우리가 너무 좌측으로 방향을 잡았나보다.

이대로 계속 능선을 향해 올라가면 아마도 966봉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잡목과 쌓인 눈으로 더딘 걸음이지만 능선까지는 죽어나 사나 올라야한다.


산행시간 1시간 20분 능선에 도착했다.


 

좌측으로 보이는 천지 봉이 그리 멀지 않게 보인다.


능선 길로 들어서니 발걸음이 훨씬 수월하다.

전재라는 곳에서 매화 산을 거쳐 산행하는 또 다른 산악회 분들도 가끔씩 만나고..

몸이 힘들지 않으니 여유도 생긴다.


주위 분들 사진도 찍어드리고..


 

 

 

 

 

 

산행시간 2시간..


정상에 도착했다.


 

 

 


넓지 않은 정상에는 벌써 군데군데 자리 잡은 회원들이 정상주 펼쳐놓고 드시기 바쁜지 늦게 온 사람들 도착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매정한 사람들 오늘은 과메기 준비했는데..^^


오늘은 생일자도 있다.


 

창익이 형님은 생일 자를 어떻게 아시고 시루떡에 양초까지 준비하셨는지..?


 

주인공은 안민정씨다.


 

자리가 넓었으면 많은 사람 축하도 받았을 텐데 그래도 나름대로 즐거우신가보다.


이제 정상에서 펼치는 정상 주는 간식 수준이 넘어선지 오래다.


 

다른 자리는 미처 가보지 못했지만 내가 있던 자리에만도 종류가 다양하다.


 

창익형님의 와인은 오늘도 빠지지 않았고..


 

 


약 40분 정상주 뒤 단체사진.


 

 

단체사진 찍은 뒤 남쪽 능선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정상에서 금방 안부에 도착하면 우측으로 세렴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지나칠 수가 있으니 놓치는 일이 없어야한다.

우리가 계획된 산행보다 빨리 도착했기 때문에 약20분 세이버 된 시간이 있다.


일부(27명)는 일찍 도착한 이 시간만큼 더 산행을 하기위해 비로봉 쪽으로 진행을 하고, 나를 포함한 소심한 분들(체력 안 되시는 분들) 17명은 이 안부에서 곧바로 하산을 했다.


그러나 비로봉 쪽으로 가신 분들은 아직 러셀이 되어 있지 않은 길인만큼 하산 길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았을 것이고 확실치 않은 길로 하산을 강행하기란 쉽지가 않았을 것이다.

확실한 길로 하산하기위해 더 진행하고 있다는 무전 연락이 왔다.

든든한 박대장이 선두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놓이지만 미끄러운 길에 또 다른 경험을 하시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겨울에 예상치 않은 시간들이 더 걸릴 때는 정상에서 먹는 우리의 푸짐한 정상식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각자 비상식을 갖고 오겠지만 늦은 점심을 감안하면 본인을 위해서나 옆 사람을 위해서도 조금씩 갖고 오면 좋을듯하다.


먼 길 선택한 분들은 우리보다 더 고생을 하시겠지만 천지봉 하단 안부에서 하산을 한 17명도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가않다.

아이젠 하기에는 애매하기에 그냥 내려가는데 경사도 급하고 미끄럽기도 하고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자칫 하중이 후경으로 빠지면 이분처럼 예쁜 엉덩이에 상스러운 흔적을 남기기 십상이다.

정상에서 약 20분쯤 하산하니 폭포 비스무리 한 것이 보인다.


이것이 세렴폭포인줄알고 지름길을 선택한 약골들은 여유를 부리며 사진도 찍었다.


 

 

 

 

 

 

 

 

 

 

 

 

 

 

 

 

 

 

 

정작 세렴폭포는 하산 시작 50분만에 나타났다.


 

치악산 관광명소 중 하나인 세렴폭포지만 겨울 갈수기 탓인지 폭포라고 부르기에는 무색할 지경이다.


여기서 부터는 갈 닦여진 신작로 길이다.


 

 

반인순 씨는 애써서 얼굴 반쯤 가릴 것이 아니라 재모 씨나 정종인 씨 옆에서 당당히 서서 찍으면 문제 해결이 될 일이다..^^


 

 

부지런히 걷기만 했던 재복 씨와 영미 씨는 구룡사에 다 도착해서야 만났다.


세렴폭포에서 구룡사 까지는 신작로길 같은 편한 길을 50분 정도 걸어야 도착한다.

구룡사의 전설은 이미 예기 드렸고..

구룡사에는 또 하나의 특이한 것이 있는데 보광루(普光樓)라는 누각이 그것이다.


구룡사의 출입은 사천왕문을 통과하여 보광루 아랫부분의 트여있는 가운데 칸을 통로로 삼아 대웅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누하진입방식(樓下進入方式)인데.. 이러한 방식은 경사진 지형에 조성된 사찰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이다.

참고로 보광 루는 강원도 유형문화제 제145호로 지정되어있다.


천지 봉에서 하산한 우리가 주차장에 오후 5시가 다 되어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펼쳐 먹었지만  고생하며 아직 도착하지 않은 선봉 공격 조들이 걱정이 되어 밥맛이 있을 리가 없다.

서둘러 먹고는 늦게 도착할 분들을 위해 나름대로 찌게 종류를 끓여놓았다.

양이 많지 않아 아주 늦은 분들은 먹어 보지를 못했겠지만..--;;


시간은 늦었지만 모두 도착하여 시장기 때우고 서울로 향한 것이 그날따라 크리스마스이브 아닌가..??

서울의 난리 브루스 철딱서니들이 도로를 꽉 메우고 있다.

우리도 송년 산행하고 멋지게 뒤풀이하고 헤어져야 하는데 당체 협조(?)들이 안 된다.

신세계 근처 하차한 회원들 각자 헤어 졌지만 질긴 몇 명은 이브 날 맛있는 맥주를 먹었을 것이고 과천 양반들은 명동의 젊은이들 틈에서 기념사진으로 이브를 대신했다.


 

 

 

 

 

 

 

함께 즐겁게 고생하신 회원님들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 산행에도 어김없이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슴다.. ^^

Happy New Year~~~

출처 : 천지봉 산행후기
글쓴이 : 푸른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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