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후미에 따라 붙었다.
산행 초입에 강선사 방향으로 산행은 시작된다.
다들 가벼운 차림이지만 흘러내리는 땀이 장난이 아니다.
특히 땀 많이 흘리는 내 꼬락서니란...--;;
더울 것을 예상해서 소대 나시를 선택했더니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회장님과 함께 복장이 야하다는 예기를 들었는데..
오늘복장 완죤 실패다.
모두들 힘들어한다.
삼복의 중간에 경사를 오른다는 것이 어디 쉬울 일이겠는가?
다들 상기되어 홍조띤 얼굴들이 되었다.
여기서 죄송스런 말씀을 드려야겠다.
이번 산행의 사진들은 대체로 초점이 맞지가 않아서 건질 것이 별반 없다는 것이다.
발가락이 아파서 신경 쓰인 것도 있겠지만 흐르는 땀 때문에 앞을 본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웬일인지 사진 잘 찍는 두원씨 작품조차도 이렇다.
그냥 기록의 의미로 보시면서 만족하셔야겠다.
헐떡거리면서도 앵글은 부부 팀에게 많이 돌아가게 되어 있나보다.
올해 동심에 부부가 많은 게 특징인데 오늘 또 다른 부부가 선을 보였다.
종숙 총무님의 소개대로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의 예쁜 부부였다.
그리고 아직 혼인신고서에 잉크도 덜 마른 풋풋한 부부도 있었다.
얼마나 예쁜 신혼부부 한 쌍인가?
지난 5월 남 덕유산 갈 때 결혼식을 올린 양행열 부대장 부부이다.
그나저나 우리 카페 메인 페이지에 커플들 사진이 도배되어 있는데 이제 공간이 모자라게 생겼다.
이러다 공간을 예쁜 순으로 선별해서 올리거나... 나이순으로 자르는 일이 생기면...
어느 쪽이든 나는 불안한 존재가 된다.
한쪽 구석자리라도 자리 보존하려면 피 튀기는 결투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요즘 무사도를 맹 연습중이다.
사진들조차도 더위를 먹어서 모두 뽀사시하다.
얼마나 왔을까?
발가락은 아프고 땀은 너무 흘려서 탈진 상태고..
혹시나 나이 생각해서 가다 쉬다 하기를 훨씬 더 자주 하게 된다.
집사람 배낭은 문석 씨가 밥값대신 메어준다면서 먼저 줄행랑을 쳤으니 부지런히 쫒아가기는 해야 한다.
대충 먹을거리가 거기에 들었는데..--;
초 폐인이 되어서 정상에 도착했다.
도착해보니 사실 그렇게 늦은 팀이 아니었던 것이 마음을 놓이게 한다.
정상에 도착하면 각자의 배낭에서 쏟아져 나오는 먹거리가 장난이 아닌 것은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 듯...
내가 폐인이 되어서 부지런히 찍지 못했지만 대략 사진 올릴 테니 무료하신 분은 몇 가지인가 세어 보시는 것도 괜찮을듯하다..
오늘은 색다른 것이 왜 안나올까 싶었더니 즉석 묵무침이 나온다.
이 많은 먹거리 중에 정말 먹고 싶은 한 가지는 얼음 서걱거리는 캔 맥주였다.
아픈 발 다 나으면 생맥주 3000cc 픽쳐를 원샷 하리라고 다짐을 했다.
최씨 성을 가진 우리 초딩 가족도 거뜬히 올라왔다.
초딩이 폴짝 폴짝 뒷동산 올라가듯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거의 기어서 올라온 내 수준이 정말 쪽 팔렸다.
한참의 정상주가 끝나고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하산을 시작했다.
아픈 발가락 때문에 하산 길은 정말 죽음이다.
어금니 깨물고 참으며 내려 왔더니 악다구리(아귀)가 다 아프다.
춘천 시에서 설치해놓은 하산 길 꼬불거린다는 표시가 약을 더 올리는듯하다.
구곡 폭포까지는 멀기도 하다.
누군가 잘난체하고 소요시간을 적어놓은 것이 내려갈수록 더 걸린다고 사기를 쳐 놓은 것까지 신경이 거슬린다.
쩔뚝거리며 내려왔더니 파김치가 되었다.
병원에서 물 닿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코펠을 꺼내서 옷 입은 채로 물을 뒤집어썼다.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띵한 머리를 제대로 원위치 하려니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 하산을 마치고 무리무리 자리를 찾아서 찌지고 볶고 각자 점심을 해결한다.
에이그~~~ 사진 하고는..--;;
땀을 너무 흘리면서 물만 많이 마셨더니 먹고 싶은 것이 없다.
아직도 제일로 맛있는 것은 물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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