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망봉 비박 산행기 (이응호)
산행일자 : 2005년 5월 28일 ~ 5월 29일(일박이일)
소재지 : 경시도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산 높이 : 백운산(904m) 도마치봉(937m) 실로봉(999m) 국망봉(1168)
산행코스 : 광덕고개(17:30) - 첫봉(18:00) - 백운산 정상(17:00/40) - 도마치봉(20:30) - 샘물(21:00/비박)
샘물(10:00) - 실로봉(11:35) - 계곡(12:40/14:30) - 휴양림(15:10) - 이동(06:20)
함께한 이들 : 김이중 안미순 이응호 고은주 박병근 진범주 강대민 이덕규 김제모 김현경
산행후기
후기란 항상 따끈할 때가 현장감이 살아있는 것인데 주초에 시간을 낸다는 것은 욕심일 뿐인가 보다.
소식이 늦어 죄송스럽다는 말씀으로 대신하고 먼저 청와대님이 사진 올려주셔서 잘보고 한결 마음이 놓였었기에 느긋이 지금에야 후기를 올려봅니다.
처음 비박 산행을 예기 들었을 때가 5월 비 정기였던 비학산을 산행하고 그 뒤풀이 자리에서 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날은 비학산을 하산하고 법원리에서 종숙씨 일행과 이별주로 맥주를 마시고 또 연신내로 몰려가서 먹은 맥주 덕분에 약간 맛이 간 상태에서 들었던 관계로 어떤 산을 가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 넘어갔었는데 비박이란 말에 솔깃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왜냐하면 6월 6일 연휴에 지리산 비박 종주 계획이 있기 때문에 비박경험이 없는 집사람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정기 산행에서 그 비박산행이 국망봉 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평소 웅장하고 조망이 좋다는 한백정맥의 능선을 걸어보고 싶었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동심의 회원들과 하룻밤을 자면서 한잔 술과 숱한 예기란 여간 좋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정기산행 다녀온 이후 착착 준비하며 기다렸다가 드디어 토요일...
마눌을 출근 시켜주고 막내딸 아르바이트 데려다주고 식구들 다 돈벌러 나갔으니 배낭은 오늘 백수인 내 차지이다..--;
장비며 음식이며 꺼내 놓으니 거실 바닥이 모자랄 지경이다.
오랜만에 바깥구경 하게 되는 70L 배낭에 차곡차곡 집어 넣다보니 배낭 두개가 모자란다.
다시 다 꺼내놓고 필수품부터 챙기고 생략할 것은 빼면서 분리해본다.
늘 그렇지만 배낭에서 무엇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여간 갈등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 싸놓고 들어보니 배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과일 종류를 뺏는데도 무게가 이렇게 무거운
건 우리 부부에게 배분된 김치와 야채 때문이 아닌가싶다.
적혀 있었던 건 김치와 야채지만 그 종류가 어디 한두 가지냐고요..--;
어쨌거나 비박하는 곳까지 가면 무게는 줄겠지 하는 위안을 가지고 그냥 줄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 생각이 빗나갔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잠시후 박 대장을 만나고 난 뒤였다는 게 실수였다..--;
내가 아는 정보로는 오후 6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기에 걸어봐야 얼마나 걷겠나 하고 지레 추측을 했더랬는데 도마치봉을 넘어서 비박을 한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죽었다...--;;;
사실 내가 엄살을 떨어서 그런 것이지 구성원 모두의 배낭이 만만치 않은 건 마찬가지 이었을 것이다.
쭈꾸미 무게도 그렇고..(4인분이라고 적혀있던데 무슨 4인분이 그렇게 많담..??) 막걸리 무게도 그렇고.. 삼겹살도 그렇고.. 텐트니 장비들이 각자에게 배분된 상태이니 말이다.
3시에 강변역 만남이라 퇴근하는 마눌 픽업해서 옷 갈아입고 나오기가 여간 바쁘지가 않다.
강변 역까지 부지런히 갔는데도 5분 지각이다.(6명이5분이면30분인데..--; 죄송함돠. _ _)
그곳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다들 모여있고...
대민 씨의 애마에 배낭을 모시고 사람은 짐짝이 되어 실려 가다가.. 구리. 토평 톨게이트에서 맥주와 통닭으로 길바닥에서 한차례 전을 편다.
맥주 한 모금 먹고 나니 이중 씨와 미순씨 부부가 도착하여 맨발로 뛰어 나오신다.
이제 사람과 짐을 차 두 대로 나누어 타고 내쳐 달려서 산행 시작 지점인 광덕고개 도착하니 오후 5시30분이다.
각자 짐 다시 첵크하고 관절운동으로 무릅도 풀어준뒤 땀 뺄 채비를 한다.
하드도 하나씩 먹고 제법 깨끗한 화장실도 다녀오고 등산로가 표시된 철계단을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
내가 듣기로는 철계단 올라가면 매표소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혹시 나만 입장료 내지 않고 통과한건 아닐까?? 앗싸~~~!!!!
신작로같이 잘 나있는 산행로를 따라 걷는데 기분 좋은 산길인데도 배낭 무게 때문인지 걷기가 만만치가 않다.
6:00시에 첫봉을 만나면서 배낭을 내리고 한숨을 돌린다.
뒤돌아보니 우리가 시작한 광덕고개가 저만치 보인다.
그 뒤에 보이는 산이 광덕 산이고..
앞쪽으로는 멀리 화악 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우리가 밟아야할 백운산이 있고 왼쪽에 있는 것은 석명상인 듯한데.. 한백정맥의 봉우리가 겹겹이 겹쳐져 있는 것을 볼수 있었다.
느릿느릿 걸으니 어느덧 광덕고개와 흥룡사 . 국망봉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는 백운산 정상에 왔다.
아직은 날이 어둡지 않으니 여유들이 있는 것 같다.
정상에 왔으니 정상 주를 먹어야 한단다.
야전의 정상인데도 야채며 갖은 양념에 훌륭한 묵무침이 바로 나온다.
여기에 이동 막걸리 한잔하니.... 캬~~~~!!!!!! ^-----^
현경이의 손맛에서 나오는 음식맛은 제법이었다.
(누구 빨리 현경이좀 낼름해 가세요..^^)
정상주 먹고 나니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정상에서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서둘러 출발을 한다.
계속 잘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잡목이 많은 길을 헤쳐 나간다.
이제 날은 완전히 어두워지고 앞에 가는 사람 랜턴 불빛밖에 보
이지가 않는 깜깜한 오밤중이 되어버린다.
중간에 도마치봉 이었는데 그곳이 도마치봉인지 느낌도 없이 지나오게 되었나보다.
구전에 의하면 옛날 궁예가 왕건에 쫓겨 말과 함께 도망친 곳이 도마치 라는데 그럴듯하기 도하고 웃기기도 한데 구전이라니 그런 줄 알아야지 않겠는가..??
도마치봉에서 능선 길을 벗어나 한참 떨어지는 길을 걷자니 오른쪽에 우리가 비박을 하기로 예정된 샘물이 나타났다.
에고 반가워라~~~~
그런데 10명이 비박하기에는 그리 여유 서럽지가 않아 보인다.
물을 떠서 도마치봉으로 다시 오를 것인가 갈등을 하다가 내려온 길이 끔찍도 하고 물이 있어야 편리하기에 그냥 이곳에서 밤을 나기로 결정...!!
음식 조와 텐트 조로 나뉘어 부산하게 움직여 훌륭한 저녁상을 보게 된다.
이 맛난 성찬을 위해 3시간 반을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야 했던 것인가 보다.
오늘의 메인 메뉴는 주꾸미에 삼 겹 두루치기가 아니었나 싶다.
거기에 제대로 된 된장찌개가 나오니 비록 밥은 설고 죽밥 이었지만 꿀맛이 아닐 수 없다.
1년 묵었다는 더덕 주를(작년 이맘때쯤 기차 산행때 캐서 담았다니..) 반주삼아 돌림잔이 한 순배 돌고 모두 감탄사를 연발한다.
왁자지껄 한마음이 되어 즐거운 가운데 박대장이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옷을 추스르고 무언가 나올 자세다.
일명.... “왜이래” 원맨쇼....
이건 파노라마로 보여주어야 된다.
박대장의 쇼에 뒤로 넘어가는 공주님 세분...
칠흑 같은 암흑에 가스등이 몇 개 켜지니 희귀한 나방도 날아들었다.
산속이라 그런지 별 이상하고 큰 나방도 다 본다.
이제 또 휴식을 취해야 내일을 기분 좋게 맞기에 모두 취침준비로 들어가는데..
두 부부에게는 텐트를 배정해 주는 넓은 아량을 보여주어서..(이건 경로우대 차원인가..??)
우리 부부는 2인용 텐트에서 붙어 잘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눈치 없는 현경 이는 이중 씨와 미순 씨가 자고 있는 텐트에서 나올 줄을 모르고 아침까지 자고 나왔나보다.
오늘 이중씨는 1년묵은 더덕 주를 많이 먹었 다는걸 모르나보네..--;;
결혼을 해봤어야 무얼 알지...
아침에 새소리에 눈을 떴더니 7시가 넘었다.
지나가는 과객이 동심을 알아보라고 박대장이 동심 깃발도 걸어 놓았었고..
부시시~~~ 비박의 현장이다.
어제 팽개쳐둔 그릇들을 대충 닦아서 밥을 하고 미역국을 끓여서 아침밥을 챙겨먹고 커피까지 완벽하게 먹는데.
에구.... 덕규씨는 커피를 샘물 바가지에 먹고 있다니...
커피 설겆이..??
느긋한 산행이라 아침 먹고 짐 싸서 출발한 시간이 10시나 되었나보다.
샘물을 출발하여 봉우리에 살짝 올라서니 밤이라 보지 못하고 지나친 도마치봉이 보인다.
이제 여기서 부터는 그늘하나 없는 능선길이 시작된다.
이것이 방화선이라고도 하고 방어선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말이 맞는지는 나중에 알아보아야겠고 햇볕이 뜨거운 것만은 틀림없어 땀이 비 오듯 한다.
계속 이어지는 방화선... 저 멀리 국망봉을 향해 뻗어있다.
오르막은 계속 나타나서 더워 죽을 것 같고..
이제 국망봉이 약 5Km 남았다는 군 훈련장 팻말이 보인다.
저 뒤 도마치봉을 배경으로..
이크... 어젯밤 전투가 치열했었나보네..
그렇게 칠흑같이 깜깜한 밤에도 고기 맛 좀 보았었나보다.
몇 군데 이런 약육강식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진이 다 빠지는 뜨거운 길을 헉헉대며 실로봉에 도착하여 기념사진 한컷..
실로봉의 바위 생김이 사람의 얼굴을 닮은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국망봉까지는 더 힘든 코스란다.
이 안부에서 오른쪽 길을 내려가면 광산 골이라는 좋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니 맛있는 점심과 알탕을 위해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만장일치를 보고는 하산시작..
진정한 산사람의 하산길 배낭은 남다르다 는걸 알 수 있다.
덕규씨 하산배낭
대민씨 하산배낭
여기에 동심을 사랑하는 등반대장의 배낭 뒷모습은 어떻고...
이제 제법 물소리가 요란스러워진다.
계곡 하단부에 다다랐나보다.
등산로를 벗어나 좋은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
드디어 마당바위 발견..
근데 배낭만 벗을 일이지 왜 옷까지 벗고 난리 들이지..??
(덜한 사진으로 선별하기는 했는데 선정적이라면 연락 주십시오. 삭제하겠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무기들을 번데기로 만들고 이제 시원하니 식사 준비를 한다.
만두구이부터...
몇 개 되지 않는 만두가 다 떨어져 가는데도 윗동네 있는 여성분들은 내려올 줄을 모른다.
글쎄...?? 그 동네도 번데기 만들 무기들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 다음은 햄구이와 오징어를 데친 뒤 그 데친 물에 라면도 끓이고..
배낭을 탈탈 털어 먹을 것을 한점 남김없이..
이쯤 되면 소주도 바닥을 보이기 마련..
돌림잔을 돌릴 상황이 안 되면 방법이 또 있지요..--
작은 병 뚜껑 잔이 돌아간다..^^
아!!!! 이렇게 즐거웠던 국망봉의 여정을 접고 이제 하산하기 시작한다.
정리하는 기분으로 오늘 학습한 야생화 몇 가지를 공부하고 넘어가겠슴당..
박대장에게 맨날 물어 보는데도 기억에 남는것은 몇가지 안되기에..
자주 볼수있는 애기나리(둥글레와 헷갈린 다네요.)
금낭화.. 일명 며느리 주머니꽃
북한의 국화라는 함박꽃
단풍취 또는 돌단풍
뻐꾹채
하늘 매발톱꽃
백선
이건 버찌를 찍은 겁니다.
붓꽃
정암 저수지를 거쳐 생수공장으로 내려오니 이동 갈비집이 많은 동네가 나온다.
광덕고개로 차를 가지러 간 사이 갈증을 해소하는 맥주 한모금과 막걸리...
아~~~~!!! 죽음 그 자체입니다..^^
청와대의 말대로라면 산행은 힘이 안 드는데 뒤풀이가 더 힘들다는게 동심이랍니다.
그 말이 정답이네요.
오늘 운전으로 수고한 대민 씨를 위해 왕십리로 방향을 잡고 차 두 대가 달린다.
오며가며 수고한 두 분입니다.
너무 감사하고요... 많이 드세요.
오늘 함께한 여러분들 수고 많았고요.
그리고 노래방에서 1시간의 마무리...
이번 산행에서 느낀 점은 한 번 더 동심의 마음이 한마음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던 산행이었던 것 같다.
동심의 동자는 같을 동자가 아닌가 싶기 도하고....
산행 일정이 끝나니 또 다음 산행이 기대되는 건 유독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이번 일박이일동안 55년생들은 잘리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많이 썼었으니까...^^
'산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 ≠ 2005. 05. 22. 동심정기산행 *남덕유산* ≠ ★ (0) | 2005.06.08 |
---|---|
국망봉 비박산행..(2005년5월28일~29일) (0) | 2005.06.02 |
지리에서 (2005년 5월 13일 ~ 15일) (0) | 2005.05.17 |
지리에서 (2005년 5월 13일 ~ 15일) (0) | 2005.05.17 |
[스크랩] Re:양형렬씨 결혼 축하축하 (0) | 2005.05.12 |